내고향뉴스 고광만 기자 |

ㅇ 신림역에서 출발하는 아트투어
- 개최기간 : 11월 1일(토) ~ 2일(일)
* 오픈일시 : 11:00 ~ 17:00(매 시 정각 도슨트 투어)
- 장소 : 강원도 원주시 신림면 정암길 12, 신림역 (주차 가능)
* 중앙선 폐역
- 참가비 : 무료
- 주최 : 로컬리티
- 후원 : 강원특별자치도, 강원문화재단, 레일코리아
* 사전신청 https://moaform.com/q/5tKi01
닫혔던 신림역 문이 천천히 열립니다.
옛 장날의 기억과 발걸음이 다시 신림역으로 모여듭니다~

할머니가 평생 기르고 키워 온 삶과 터전에는
웃음과 ‘한(恨)’이 함께 익어가며,
빛나는 생의 작물이 기억으로 가득합니다.
멈춰 있던 신림역엔
장날의 흥이 다시 피어납니다.
할매발전소가 학교 문을 열고,
이제 마을로 나왔어요.
그대가 오는 날이 바로, 장날이에요.
한(恨) 참 재밌는 나이 : 오는 날이 장날

멈춘 선로에 기억의 불빛이 켜지다
강원도 원주시 신림면 용암1리에 폐역된 신림역이 이틀 간 예술의 무대로 다시 열린다
한참 재밌는 나이
오는 날이 장날이라는 지역 주민의 구슬과 예술가의 창작이 어우러진 마을 아트투어형 전시로 11월 1일과 2일까지 약 이틀간 신림역 일대에서 진행된다.
이번 행사는 지난 3년간 항둔초등학교를 거점으로 노년의 예술적 주체성을 실현해 온 로컬리티의 대표 프로젝트 '할매발전소'가 교실문을 닫고 마을로 걸어 나온 첫 야외전이다.
예술이 다시 불을 다시 켜는 순간이다.
80년의 역사를 품은 신림역 예술의 무대로 돌아오다.
1940년 개통하여, 2021년 폐역에 이르기까지 80여 년 동안 신림역은 원주와 제천을 잇는 교통의 요지이자 마을의 중심이었다.
"옥수수 사세요~ 나물 사세요~"
외침이 오가던 플랫폼에는 생계와 희망이 함께 머물렀다.
이곳은 단순한 역이 아니라 사람과 시간의 이야기가 그 역사의 자리에 이제 기억의 불빛으로 다시 켜진다.
이번 전시는 용암1리 주민 20여 명의 구술을 바탕으로 구성되었으며, 마을의 시간과 목소리를 예술의 언어로 되살린다.
오래된 사진 속 이야기들이 이어지고, 그 목소리들이 예술로 승화되어, 멈춰있던 마을의 시간이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구슬이 예술이 되고, 예술이 곧 공동체의 기억이 되는 과정이다

1970년대로 추정되는 신림역을 배경으로 마을주민들이 함께 찍은 당시 사진은 장날이면 사람과 작물, 웃음이 오가던 마을의 중심이었다.
"옥수수 삶아 팔고, 산나물 팔아 공책샀지! 기차가 다시면 다시 다니면 좋겠어. 그땐 뭐든 사람 힘으로 다 했지"
김영일 이장의 구슬처럼 주민들의 기억은 작품이 되어 플랫폼과 대합실 할머니의 집과 마을 골목 그리고 비닐하우스 속에서 다시 살아난다.
관람객은 도슨트와 함께 마을의 시간을 걸으며 여행에 초대된다
사진, 픽셀, 회화, 일상의 예술이 되는 장면들.
'삶이 예술이 되는 나이' 할머니 작가들의 창조적 여정
이번 전시회의 중심에는 용암1리의 할머니 예술가들이 있다.
그들은 지난 1년간 깊어지며 익어가는 현대미술 프로그램을 통해 삶의 리듬과 감정을 색과 선으로 옮겨왔다.

2023년 할머니 11명이 참여한 깊어지며 익어가는 프로젝트는 동사의 세계에서 형용사의 시간으로 이동하는 노년의 창조적 여정이었다.
잘하는 사람은 그림에 구멍이 없어.
근데 구멍이 있어야 숨을 쉬는 거야.
84세 현옥희 할머니의 말처럼 그들의 그림에는 완벽함보다 삶의 숨결이 깃들어 있다.
처음에는 조심스레 겨우 붓을 들던 할머니들이 18회 수업을 마칠 즈음 "나는 다시 태어나면 화가가 되고 싶다"는 고백으로 여정을 마무리했다.
책을 쓰는 건 내 마음 같아
붙을 든 손끝에서 할머니들의 시간이 흐른다.
물감을 찍고 흘리고 흩뿌리며 우연의 순간을 받아들이는 창작의 시간 속에서 그들의 하루와 계절 그리고 웃음이 한 폭의 그림으로 표현됐다.
마을이 예술이 되는 과정
비닐하우스 작업창에는 미디어 아트가 흘러나온다.
할머니들의 입말로 엮은 이 작품은 농번기의 수확의 기쁨과 농한기의 노래처럼 이어간다.
맞은편에는 초대형 캔버스 용암1리 마을 지도가 걸려있다
예술은 마을의 불을 밝히는 일
기획을 맡은 로컬리티 김영채 석양정 심지현은 이번 전시를 이렇게 설명한다.
우리가 켜려고 하는 건 단순한 공간의 불이 아니라 그 안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시간입니다.
신림역이 더 이상 기차가 서지 않는 곳이 아니라 구술과 예술이 만나 다시 숨 쉬는 마을의 시간이자, 새로운 공공예술의 장으로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전시를 넘어 멈춰있던 마을의 역을 기억의 무대로 바꾸는 실험이다. 기억이 예술이 되고 예술이 다시 마을을 살리는 과정 그 중심에 사람의 이야기가 있다.
당신이 오는 날이 곧 장날입니다.
전연일 화가가 주민들과 함께 그리다 남긴 이 그림은 이번 전시에서 관람객들의 참여로 새롭게 완성될 예정입니다.
*;관계자 연락처 :
심지혜 학예사 010-6747-4240
석양정 작가 010-3809-0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