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향뉴스 김익성 기자 | 최근 3년간 태양광 설비의 정기검사 이행률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전기적 원인에 의한 화재 비율은 오히려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박정 의원(더불어민주당, 파주을)이 한국전기안전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00% 수준(99.9%) 이었던 태양광 발전설비의 정기검사 이행률은 2025년 96.4%(8월 기준)로 떨어졌다. 올해에만 1,355개의 발전시설이 제때에 정기검진을 받지 못한 상태로, 설치 설비가 늘어나는 반면 정기검사 이행 속도는 따라가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전북(92.4%), 전남(95.9%), 제주(95.5%) 등 농어촌 및 도서 지역에서 미이행률이 높게 나타났다. 서울·부산·세종 등 대도시권이 98~100%의 이행률을 유지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2025년 기준으로 전체 검사 대상 중 100kW 이하의 소형 설비가 82.4%(29,481건)에 달하는데, 대부분 농가형·지붕형 설비로 현장 접근성이 떨어지고 관리 인력이 부족한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이러한 지역적 불균형은 검사 사각지대 확대와 직결되고 있다.
이와 동시에 태양광 설비의 화재 중 전기적 요인에 의한 비율은 같은 기간 72.7%에서 87.4%로 급등했다. 2022년 99건 중 72건이 전기화재였던 것이, 2025년 9월 현재 103건 중 90건이 전기적 요인에 의한 화재로 분석됐다.
화재 원인을 살펴보면 미확인 단락(32건), 트래킹 단락(21건), 절연열화 단락(14건), 과부하(11건) 등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들 요인은 모두 정기검사를 통해 사전에 발견·예방이 가능한 결함임에도 불구하고, 검사 미이행이 누적되면서 전기적 사고 위험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정기검사 이행률 하락과 전기적 화재 증가가 같은 시기에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 정기검사를 제대로 받지 않은 설비가 화재나 고장 위험을 키우는 구조적 악순환이 확인된 셈이다.
전기안전공사는 100kW 이하 소형설비의 정기검사 주기를 4년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옥외 환경에서 설치되는 태양광 설비의 특성상 4년 주기는 지나치게 길다는 지적이 많다. 또한 농촌·도서 지역의 검사인력 부족과 이동거리 제약으로 인해 정기검사가 제때 이뤄지지 못하고 있으며, 검사 미이행 설비에 대한 행정적 제재도 미흡하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이에 대해 박정 의원은 “향후 재생에너지의 대대적 확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정기점검 시스템에 차질이 없을지 우려되는 상황이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특히 농촌과 도서 지역의 관리 사각지대가 드러나고 있다”며 “정기검사 주기 단축, 현장인력 확충, 전력거래소·한전과의 발전량 데이터 연계 등 데이터 기반의 상시 점검체계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