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고향뉴스 김명신 기자 | 서울 동대문구의 문화정책이 올해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다. 공연 한두 편 더 올리고, 행사 한 번 더 여는 방식이 아니다. 동네 곳곳에 흩어진 문화공간을 서로 잇고, 주민이 일상에서 더 자주 문화를 만나게 하고, 지역 안에서 스스로 굴러가는 문화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쪽에 가깝다. 동대문문화재단(이사장 이필형)이 내놓은 2026년 운영 구상의 핵심도 여기에 있다.
재단이 먼저 손보려는 것은 ‘공간’이다. 선농단역사문화관은 전통문화 자산을 지금의 감각으로 다시 읽어내는 거점으로, 답십리영화미디어아트센터는 영화·미디어 교육과 청년 창작의 플랫폼으로, 동대문구 아르코는 공연과 전시, 포럼과 행사를 함께 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기능을 넓힌다. 9개 공공도서관도 책을 빌리는 곳에 머무르지 않고, 주민이 머물고 배우고 만나게 하는 생활문화 공간으로 역할을 키운다. 따로 놀던 문화시설을 하나의 생활 동선 안에 묶겠다는 뜻이다.
축제도 같은 흐름 안에 놓인다. 봄의 ‘선농대제’, 여름의 ‘동대문구맥주축제’와 ‘레트로60:답십리’ 영화콘텐츠, 가을의 ‘북페스티벌’과 ‘동대문페스티벌’ 등은 단발성 행사로 끝내지 않고 동대문구의 계절 브랜드로 쌓아가겠다는 구상이다. 주민이 잠깐 구경하는 관객이 아니라 동네 축제의 주인이 되게 하고, 일상 공간을 자연스럽게 문화 무대로 바꾸려는 시도다. 재단이 올해 문화예술인·단체 네트워크 구축 사업을 따로 공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역 예술인과 단체의 활동 기반을 데이터베이스로 쌓고, 사업 참여와 홍보 기회를 넓혀 재단과 지역 창작자가 함께 가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결국 동대문문화재단이 올해 하려는 일은 프로그램 개수를 늘리는 것보다 문화가 공간과 사람, 지역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구조를 만드는 데 더 가깝다. 주민이 ‘문화생활을 하러 멀리 간다’기보다 ‘동네에서 문화를 만난다’고 느끼게 하는 일이다.
김홍남 동대문문화재단 대표이사는 “2026년은 프로그램 몇 개를 더 얹는 해가 아니라 동대문구의 문화 구조를 한 단계 더 단단하게 만드는 해”라며 “선농단역사문화관과 답십리영화미디어아트센터, 아르코, 도서관 같은 공간이 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주민의 하루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필형 동대문구청장 겸 재단 이사장은 “문화는 보여주기 위한 행사가 아니라 주민의 삶을 바꾸는 생활 기반이어야 한다”며 “구민이 멀리 가지 않아도 동네에서 문화가 시작된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 재단의 역할”이라고 했다. 이어서 “동대문구 곳곳의 문화 거점을 더 촘촘히 연결해 구민이 일상 가까이에서 문화적 즐거움과 쉼을 누릴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